티스토리 뷰
이혼 드라마가 막장이 아닐 수 있다고 믿는 분이 얼마나 될까요. 저도 솔직히 처음엔 반신반의했습니다. 그런데 SBS 굿파트너 1~2화를 보고 나서 그 편견이 제법 크게 흔들렸습니다. 실제 이혼 전문 변호사의 경험을 바탕으로 쓰인 극본답게, 법정 바깥에서 벌어지는 인물들의 감정선이 생각보다 훨씬 치밀하게 그려져 있었습니다.

현실감 — 이혼 법정이 이렇게 생겼구나
굿파트너를 보면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유책주의(有責主義)라는 개념을 드라마 초반에 자연스럽게 녹여냈다는 점이었습니다. 유책주의란 혼인 파탄의 책임이 있는 배우자, 즉 외도를 저지른 당사자는 이혼 청구 자체를 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우리나라 민법의 원칙을 말합니다. 신입 변호사 한유리(남지현)가 로스쿨 교과서에서 배운 정답을 자신 있게 읊었다가 "법전이랑 뭐가 다르냐"는 핀잔을 들을 때, 제가 학교와 실전 사이의 간극을 한 번에 느꼈습니다.
베테랑 이혼전문 변호사 차은경(장나라)이 처음 등장하는 장면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의뢰인의 얼굴을 10초 만에 훑고 외도 재질이라고 판단하거나, 진상 고객에게 "가시면 피고소인 지위가 바뀔 수 있다"고 한 마디로 응수하는 장면은 과장처럼 보이지만 실제 법조계 경험을 바탕으로 한 극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과장만은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대한민국 이혼 소송에서 재산분할(財産分割)은 단순히 반반 나누는 문제가 아니라 혼인 기간 중 형성된 공동 재산 범위를 따지는 복잡한 절차로, 법원은 기여도·기간·생활 수준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해 판단합니다(출처: 대법원 전자민원센터).
1화의 박종식 사건이 특히 잘 만들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초성 문자 하나가 법정에서 외도의 증거로 제출되는 장면은 웃기면서도 찜찜했고, 결국 승소 전화를 걸었더니 낯선 여자가 받는 결말은 "의뢰인이 본인 변호사에게도 거짓말한다"는 냉정한 현실을 가장 짧게 압축한 연출이었습니다. 이처럼 증거능력(證據能力)—즉 특정 자료가 재판에서 법적 효력을 지니기 위한 요건—을 드라마 서사에 녹여낸 방식이 교과서적이지 않아서 오히려 신선했습니다.
- 유책주의: 외도 당사자는 이혼 청구 불가 — 드라마 초반 핵심 법리
- 재산분할: 단순 반반 아닌 기여도·혼인 기간 등 복합 판단
- 증거능력: 초성 문자 하나가 법정 증거로 제출되는 현실적 설정
- 의뢰인-변호사 신뢰: "자기 변호사에게도 거짓말한다"는 씁쓸한 팩트
워맨스와 아쉬운 점 — 두 여자가 빛났던 것과 흐려진 것
굿파트너를 끝까지 붙들게 만든 원동력은 차은경과 한유리의 워맨스(Womance), 즉 두 여성 주인공 사이의 성장과 연대 서사였습니다. 이 단어가 다소 가볍게 들릴 수도 있는데, 제가 직접 보면서 느낀 건 단순한 선배-후배 티격태격이 아니라는 점이었습니다. 차은경은 철저히 승소 확률과 사건 회전율로만 사건을 바라보고, 한유리는 의뢰인의 감정에 과몰입하다 판단이 흐려지는 전형적인 신입입니다. 이 두 사람이 부딪히는 과정이 매 장면마다 꽤 팽팽했습니다.
특히 2화의 캠핑 부부 사건은 제 경우엔 예상보다 훨씬 감정 소모가 컸습니다. 20억이라는 금액 앞에서 양육권 포기를 선택한 어머니를 두고, 한유리는 "부모라면 절대 돈을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가 차은경에게 "그건 당신 생각이고, 판단은 당사자 몫"이라는 냉정한 일침을 받습니다. 이 장면이 저는 드라마 전체에서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의뢰인의 선택을 도덕적 잣대로 재단하는 것이 변호사의 역할인지, 아니면 주어진 조건에서 최선의 이익을 만들어주는 것이 역할인지—이 질문을 드라마가 정답 없이 던진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반면 아쉬운 점도 분명했습니다. 중반부 이후 차은경의 이혼 소송이 마무리된 뒤로는 극의 긴장감이 눈에 띄게 떨어졌습니다. 옴니버스식 에피소드 구성—즉 매 회마다 새로운 의뢰인의 사연이 독립적으로 등장하고 마무리되는 방식—은 시청자를 계속 붙들기에는 중심 서사의 힘이 부족합니다. 실제로 드라마 전문 매체들도 후반부의 이 구조적 한계를 지적한 바 있습니다(출처: 씨네21).
한유리의 로맨스 라인도 제 경험상 이건 좀 달랐으면 했습니다. "인간은 이기적이라 비혼주의자"라고 선언한 인물이 동료 변호사와 급작스럽게 감정선이 이어지는 전개는 캐릭터 일관성을 스스로 허무는 처리였습니다. 초반에 쌓아올린 한유리의 소신이 얼마나 공들인 설정이었는지를 생각하면 더욱 아쉬웠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굿파트너는 실화 기반 드라마인가요?
A. 완전한 실화는 아니지만, 실제 이혼 전문 변호사 출신 작가가 극본을 집필한 만큼 법정 절차나 의뢰인 유형 등 세부 묘사에 현장감이 높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다만 드라마적 각색이 들어간 부분도 분명 있어, 전부를 사실로 받아들이기보다 현실을 바탕으로 한 픽션으로 보는 게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Q. 차은경이 남편 외도를 미리 알고 있었던 건 언제부터인가요?
A. 드라마 1~2화 기준으로 차은경은 비서 최사라와 남편 김지상의 관계를 이미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납니다. "남편이 바람 피는 건 아내가 반드시 알게 돼 있다"는 차은경 본인의 대사가 복선이었던 셈이죠. 언제부터 알았는지는 후속 회차에서 구체화됩니다.
Q. 굿파트너에서 나오는 유책주의가 실제 우리나라 법에도 있는 건가요?
A. 네, 실제입니다. 대한민국 민법은 유책배우자의 이혼 청구를 원칙적으로 기각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장기 별거나 파탄이 명백한 경우 예외를 인정하는 판례도 있어, 드라마처럼 "원칙만 읊어선 실전에서 안 된다"는 선배 변호사의 말도 완전히 틀린 이야기는 아닙니다.
Q. 드라마 후반부가 재미없어진다는 평이 많던데, 실제로 그런가요?
A. 이 부분은 시청자마다 의견이 갈리는 것 같습니다. 저는 차은경 소송이 마무리된 뒤 옴니버스 에피소드 위주로 전환되면서 긴장감이 다소 떨어졌다고 느꼈습니다. 반면 매 회 새로운 의뢰인의 사연 자체가 충분히 감동적이라는 시각도 있어, 어떤 재미를 기대하고 보느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결론
굿파트너는 초반 1~2화만 놓고 보면, 이혼이라는 소재를 이 정도 밀도로 다룬 드라마가 최근에 있었나 싶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았습니다. 유책주의, 재산분할, 증거능력 같은 법 개념이 설명을 위한 설명이 아니라 서사 안에서 자연스럽게 작동한다는 점이 결정적이었습니다.
다만 드라마 전체를 통틀어 평가하면 이야기는 조금 다릅니다. 초반에 쌓아올린 차은경-한유리 구도의 강점이 중반 이후 옴니버스 구조로 분산되면서 힘이 흐려졌고, 일부 캐릭터의 로맨스 처리는 앞서 만든 인물상을 스스로 희석시켰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혼을 파탄이 아닌 재출발로 바라보는 시선, 그리고 대리인과 당사자 사이의 경계를 끊임없이 묻는 질문은 오래 남았습니다. 이혼 법정 드라마에 관심이 있다면 최소 1~4화는 충분히 볼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 Total
- Today
- Yesterday
- SF스릴러
- 한국범죄영화
- 액션영화
- AI로봇영화
- 한국사극영화
- 영화리뷰
- 넷플릭스sf
- 스파이영화
- 숨겨진명작
- 타임루프
- 영화추천
- 결말해석
- 마동석
- 주성치
- 홍콩영화
- 결말포함
- 한국영화
- 황정민
- 한국누아르
- 스포츠영화
- 마석도
- 드라마리뷰
- 천만영화
- 글린다
- 넷플릭스추천
- 한국영화추천
- 넷플릭스드라마
- 판타지로맨스
- 한국액션영화
- 디즈니실사화
|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 1 | 2 | 3 | 4 | 5 | ||
| 6 | 7 | 8 | 9 | 10 | 11 | 12 |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 27 | 28 | 29 | 3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