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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는 KTX와 SRT가 이렇게까지 비효율적으로 분리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을 깊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앱을 두 개 깔고, 마일리지도 따로 쌓고, 예약창도 왔다 갔다 했으면서도 그냥 "원래 그런 거겠지" 하고 넘겼거든요. 2025년 9월 1일부로 KTX(코레일)와 SRT(SR)의 회원 체계가 하나로 통합됩니다. 표면적으로는 편의 개선이지만, 뜯어보면 생각보다 복잡한 이야기가 숨어 있습니다.
분리 운영, 왜 이렇게까지 오래 걸렸나
KTX와 SRT의 분리 운영은 사실 설계부터 태생적인 한계를 안고 있었습니다. SRT를 운영하는 SR은 코레일에서 수익성 높은 노선만 떼어내 별도 법인으로 만든 구조였습니다. 당시 목적은 공공 철도 부문에 경쟁 체제를 도입해 서비스 질을 높이겠다는 것이었는데, 제가 직접 두 앱을 번갈아 써봤더니 실상은 좀 달랐습니다. 예약 편의나 좌석 배정 방식은 비슷한데, 포인트(마일리지)는 따로 쌓이고, 같은 날 같은 구간을 두 플랫폼에서 각각 검색해야 했습니다.
이 구조의 가장 큰 문제는 병목 현상입니다. 병목 현상이란 특정 구간에 열차가 집중되면서 전체 노선 용량이 그 구간의 한계치에 묶여버리는 현상입니다. 충청 내륙을 통과하는 구간이 대표적인데, KTX와 SRT가 각각 스케줄을 짜다 보니 이 구간 효율이 극도로 낮아졌습니다. 결국 열차는 있는데 좌석이 없다는 민원이 이어졌고, 제가 명절 전날 표를 구하려다 30분 넘게 새로고침을 반복한 경험도 바로 이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국토부는 당초 2024년 12월 통합을 목표로 했지만 최종적으로 2025년 9월 1일로 앞당겨졌습니다. 10년 넘게 지지부진하던 통합이 이렇게 빠르게 결정된 배경에는, 그만큼 현장의 비효율이 한계에 달했다는 신호이기도 합니다(출처: 국토교통부).
철도 경쟁 체제, 통합으로 무엇이 달라지나
통합의 가장 직접적인 변화는 중련 운행 확대입니다. 중련 운행이란 두 편성의 열차를 물리적으로 연결해 한 번에 운행하는 방식으로, 쉽게 말해 기차 두 대를 이어 붙여 한 번에 달리게 하는 것입니다. 기존에는 KTX와 SRT가 각자 스케줄을 운용했기 때문에 중련 편성이 제한적이었는데, 통합 이후에는 KTX와 SRT를 묶어 운행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이를 통해 주중 기준 하루 약 15,000석, 주말에는 17,000석이 추가 공급될 것으로 국토부는 전망하고 있습니다.
요금 체계도 바뀝니다. 기존에는 KTX가 SRT보다 약 10% 비쌌는데, 이번 통합으로 KTX 요금을 SRT 수준으로 낮추는 하향 평준화가 이루어집니다. 여기에 기존 SRT에는 없던 마일리지(포인트 적립) 제도도 함께 도입됩니다. 제 경험상 SRT를 자주 쓰면서도 마일리지가 없다는 게 항상 아쉬웠기 때문에, 이 부분은 이용자 입장에서 체감 혜택이 클 것으로 봅니다.
하지만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통합회원 전환이 편의성 향상을 가져오는 건 맞지만, 한편으로는 공공철도 시장의 경쟁 체제가 사실상 해소되는 것이기도 합니다. 과거 SR이 출범할 당시 핵심 논리는 "경쟁을 통한 서비스 혁신"이었는데, 플랫폼이 하나로 합쳐지면 그 긴장 구도가 느슨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독점적 구조가 고착화되면 장기적으로 운임 인하나 서비스 개선의 유인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 저는 이 부분을 꽤 심각하게 봅니다.
재정 문제도 빠뜨릴 수 없습니다. KTX는 그간 적자 운영이었고, SRT는 흑자를 냈습니다. 두 운임을 SRT 수준으로 내린다는 건 전체 철도 운영 적자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용객이 늘어 전체 수입이 늘어난다면 적자 비율이 줄겠지만, 이것이 실제로 상쇄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게 솔직한 판단입니다. 코레일의 최근 영업 현황은 출처: 코레일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중련 운행 확대로 주중 15,000석·주말 17,000석 추가 공급
- KTX 운임을 SRT 수준으로 약 10% 하향 평준화
- SRT에 마일리지(포인트 적립) 제도 신규 도입
- 단일 플랫폼으로 예약·결제·마일리지 통합 관리 가능
- 공공철도 경쟁 체제 약화 및 적자 확대 우려 공존
교통 양극화, 통합이 오히려 격차를 키울 수 있다
제가 이번 통합에서 가장 신경 쓰이는 건 사실 요금이나 마일리지 문제가 아닙니다. 고속철도가 싸지고 편해질수록 반대편에서는 지방 광역 버스와 시외버스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용객이 줄면서 터미널이 문을 닫고, 노선이 폐기되고, 운전 기사를 포함한 관련 종사자 수도 줄고 있습니다. 제가 아는 분은 충북의 한 소도시에 사는데, 예전에 하루 4편 다니던 시외버스가 지금은 2편으로 줄었다고 합니다.
교통 양극화(Transport Divide)란 철도망이 닿는 도시 거주자와 그렇지 않은 지방 거주자 사이의 이동 격차가 벌어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고속철도역이 있는 지역은 저렴하고 빠른 교통수단을 누리는 반면, 역이 없는 지역은 시외버스마저 사라지면서 이동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구조입니다. 고속철도 요금이 내려갈수록 버스와의 경쟁력 격차는 더 벌어지고, 이는 지방 버스 노선 추가 폐기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낳습니다.
장기적 해법으로 수요응답형교통(DRT, Demand Responsive Transport)이 거론됩니다. DRT란 정해진 노선이나 시간표 없이 이용자의 호출에 맞춰 운행하는 유연한 대중교통 방식으로, 택시와 버스의 중간 형태라고 보면 됩니다. 특히 무인 자율주행 기술과 결합된 DRT는 인건비 부담 없이 인구 소멸 지역에도 교통 서비스를 공급할 수 있어 현실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다만 기술 상용화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점에서, 그 공백기를 어떻게 채울 것인지에 대한 정책 설계가 먼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광역 버스 관련 행정 사무가 지방으로 이관된 상황에서, 도 경계를 넘는 노선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사이의 협의 없이는 해결이 어렵습니다. 이 문제는 KTX·SRT 통합과는 별개로, 대한민국 교통 정책 전반이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통합으로 고속철도가 좋아지는 동안 버스 교통망이 무너지고 있다면, 이것은 개선이 아니라 또 다른 불균형의 시작일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KTX SRT 통합되면 기존 SRT 회원 마일리지는 어떻게 되나요?
A. 기존 SRT에는 별도 마일리지 제도가 없었기 때문에 이관 대상이 따로 있지는 않습니다. 통합 이후 새로 도입되는 마일리지 체계를 통해 KTX·SRT 이용 실적을 함께 적립하는 방식으로 운영될 예정입니다. 다만 세부 전환 조건은 공식 공지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Q. 통합 후 SRT 요금이 오르는 건가요, KTX 요금이 내리는 건가요?
A. KTX 요금을 SRT 수준으로 낮추는 하향 평준화입니다. SRT 요금은 그대로 유지되고, 기존에 약 10% 비쌌던 KTX 요금이 내려오는 구조입니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KTX를 이용하는 경우 실질적인 요금 인하 효과를 체감할 수 있습니다.
Q. 중련 운행이 늘어나면 실제로 표 구하기가 쉬워지나요?
A. 이론상으로는 주중 15,000석, 주말 17,000석이 추가 공급되므로 공급 부족 문제가 일정 부분 완화될 수 있습니다. 다만 외국인 관광객 증가와 버스에서 철도로 넘어오는 수요까지 감안하면, 특히 명절·연휴 기간의 표 부족이 완전히 해소될지는 실제 운영 결과를 봐야 알 수 있습니다.
Q. 고속철도 통합이 지방 버스 노선 감소에 영향을 주나요?
A. 직접적인 원인이라기보다는 구조적 가속 요인입니다. 고속철도 이용 편의가 높아지고 요금이 내려갈수록 버스와의 경쟁력 격차가 커지고, 이는 버스 이용객 감소와 노선 폐기로 이어지는 흐름입니다. 철도망이 닿지 않는 지역의 버스 노선은 이 흐름에서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론
KTX·SRT 통합은 10년 넘게 지속된 이중 플랫폼 비효율을 걷어내는 분명한 진전입니다. 하나의 계정으로 예약하고, 마일리지를 함께 쌓고, 중련 운행으로 좌석도 늘어나는 방향은 이용자 입장에서 환영할 만합니다. 제가 그동안 두 앱을 오가며 느꼈던 불편이 해소된다는 점만으로도 의미가 있습니다.
그러나 통합이 가져오는 긍정적 효과에만 시선을 고정하면 놓치는 것이 있습니다. 경쟁 체제 약화, 철도 운영 적자 심화, 그리고 고속철도 혜택에서 소외된 지역의 버스 교통망 붕괴라는 세 가지 구조적 문제는 통합 이후에도 계속 진행됩니다. 특히 교통 양극화 문제는 수요응답형교통(DRT) 상용화 전까지 정책적 공백이 길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통합의 빛과 그림자를 함께 보는 시각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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