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을 나오면서 "좋은 건 알겠는데, 뭔 얘기인지 모르겠다"는 말을 동행에게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창동 감독의 2018년작 이 바로 그 영화였습니다. 두 번 보고 나서야 이 작품이 단순한 미스터리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존재를 어떻게 느끼게 만드는가에 관한 정교한 설계도라는 걸 알았습니다. 종수·해미·벤, 세 사람이 존재하는 방식영화를 처음 봤을 때 저는 이걸 실종 스릴러로 받아들였습니다. 해미가 사라지고, 종수가 쫓고, 벤이 의심받는 구조요. 그런데 일반적으로 이 영화를 '미스터리 스릴러'라고 분류하는 경향이 있는데, 제 경험상 그 틀로 접근하면 2시간 28분 내내 허탈함만 남습니다. 이 영화는 장르적 쾌감을 주지 않으니까요.세 인물은 각각 다른 방식으로 자신의 존재감(presence)을 획득합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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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9. 14.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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